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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이야기/집사를 위한 고양이 정보

검은 고양이는 불길하다?

이번에 다룰 내용은 검은 고양이에 대해서입니다.

예로부터 검은 고양이는 불길하다는 말이 있는데요. 정말 그러할까요?

 

검은 고양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만한 징조라고 많이 얘기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당연히 거짓입니다.

 

검은 고양이

 

역사적으로 고양이가 사람과 함께 살아가게 된 것은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합니다.

남는 곡식을 쥐 같은 설치류 동물들이 갉아먹으면서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죠.

쥐를 잡는 존재다 보니 농가에서는 고양이를 아주 예뻐했다고 합니다.

고대 이슬람, 이집트에서는 사람들이 고양이를 친구로 여기거나 신성시하기도 했습니다.

파라오 무덤에 고양이 그림이 있을 정도니까요.

 

한국에는 불경과 함께 고양이가 들어온 것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이때도 역시 고양이는 호의적인 존재였습니다.

불경을 수호하는 존재로 들어왔으니까요.

밤에 눈이 반짝이는 모습이 무서웠다는 기록도 남아 있지만, 대체로 여러 민담이나 민화에서 고양이는 민중과 가까운 동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쥐를 잡아 주니까 농경사회에서도 환영할 만한 존재였겠죠.

 

 

고양이 혐오는 기독교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중세 로마 가톨릭 시절 다른 교파와 이단이 많이 등장했는데요.

13세기 초 교황 그레고리 9세는 어느 이단 심문관으로부터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받게 됩니다.

사탄 숭배자를 고문하던 기록인데요. "검은 고양이 엉덩이에 입맞춤을 하면 사탄이 등장한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 기록을 본 교황은 검은 고양이를 부정한 동물, 사탄의 현신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렇게 많은 고양이들이 죽어 나갔고, 이는 고양이 자체에 대한 불안과 공포, 박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영국에서 벌어진 수많은 마녀 재판의 기록을 살펴보면 다수의 마을 사람들이 '마녀의 고양이'가 아이들을 아프게 하고 고열과 기침으로 괴롭게 했다고 증언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런 편견이 탄생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하나는 야행성인 고양이가 밤에 돌아다니는 마녀들과 잘 어울린다는 선입견이고, 또 하나는 조금 더 설득력 있는 의학적 가설로, '고양이 알레르기' 때문에 고양이와 접촉한 후 알레르기 반응으로 아이들이 고열이나 기침을 경험했던 것이 '마법' 때문이라 생각했다는 겁니다.

 

 

종교적인 배경 외에도 중세 유럽 사람들이 고양이를 부정적인 동물로 보게 된 역사적, 경제적 이유도 있습니다.

고양이 혐오는 '도시의 형성'이라는 사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여지는데요.

중세까지만 해도 농촌과 교회에서는 고양이를 키웠습니다.

두 곳 모두 경전과 곡식을 갉아먹는 쥐 때문에 고양이가 필요한 곳들이었습니다.

또, 고양이는 조용한 동물이고 손을 덜 타서 수녀원에서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반려동물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세에 형성되기 시작한 도시에서는 이런 공감대가 사라집니다.

 

 

도시에서 고양이는 수적으로는 너무 많은데 경제적으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애물단지 같은 존재였던 거죠.

도시인들에게는 너무 자주 출몰하는 시끄러운 존재였던 것입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동네 고양이를 대하는 태도와 비슷해 보이네요.

결국, 중세에 고양이를 박해한 결과는 어땠나요? 바로 흑사병이 도래했습니다.

고양이가 급감한 탓에 쥐가 창궐하면서 흑사병이 더욱 확산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고양이가 오히려 흑사병을 옮긴다고 오해해서 고양이를 더 잡아 죽이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고 하네요.

 

 

고양이가 불길한 존재라는 오해 때문에 생긴 속설은 무궁무진합니다.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 <검은 고양이>는 '집 지을 때 고양이를 산 채로 벽에 넣으면 집이 튼튼하다'는 속설을 반영하고 았습니다.

이 밖에, '고양이를 산 채로 불구를 만들면 마법에 걸리지 않는다'. '고양이를 죽이면 불행이 찾아온다', '고양이가 잠자는 아이의 숨을 빨아들여 아이를 죽인다', '환자와 고양이가 같이 살면 안 된다'. '고양이 꼬리를 밟은 소녀는 시집을 못 간다'등등. 반대로 '고양이를 잘 돌봐 주는 남자는 예쁜 아내를 얻는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모두 다 거짓인 것 아시죠?


지금까지 검은 고양이에 대한 다양한 속설, 그리고 불길한 징조가 사실인지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자칫 검은 고양이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 때문에 멀리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 글을 읽고 선입견을 떨쳐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에도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포스팅하겠습니다.